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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아니라 생활이다 – 입체적 사고

2023년 4월 발표한 캐나다 물질사용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적당한 음주도 몸에 도움이 되지 않고 해롭다.’고 한다. 와인을 즐겨마시는 프랑스인은 콜레스테롤 포화지방이 가득한 고기와 버터와 치즈와 디저트를 즐겨먹지만 심장병 발병률이 낮다는 ‘프렌치 패러독스 French Paradox’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한 병에 요구르트 100병에 해당하는 유산균과 같은 중량 대비 식이음료 대비 100배 이상의 식이섬유가 들어있다고 언급된 ‘막걸리 프리미엄’과는 대비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진 : Unsplash, meat & wine]

이것은 술에 들어간 알콜의 효과와 다른 부산물의 효과를 잘못 추론하는 ‘잘못된 인과관계 추론’에 해당한다. 예를들어 레드 와인에 들어간 폴리페놀은 100ml 당 107mg로 프렌치 패러독스의 근거로 알려졌지만,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하루 평균 폴리페놀 섭취량인 1000kcal당 884mg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와인의 3배 가량 폴리페놀이 들어있는 커피였다. (프랑스도 별반 차이는 없을것 같다)
그런데 성인 남성은 하루 평균 2700칼로리(여성은 2000)를 섭취하므로 2386mg을 우리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데 와인으로 여기에 유의미한 변화를 주려면 최소 여러병을 마셔야 한다.
반대로 술에 들어간 알코올은 와인 2잔에 해당하는 45g(여성은 25g)의 알코올만으로도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몇 병씩 마시게 되면 어떻게 될 지는 상상이 어렵지 않다.

이러한 일은 사실 확증편향처럼 복잡한 현실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 볼때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로마 제정 시대를 열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사람은 누구나 모든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현실만 본다.’라고 한 이야기는 오늘의 현실에서도 반복된다. 우리는 매일 갈 것을 전제하고 증명된 효과를 기대하며 피트니스 센터와 영어학원에 등록하지만 그곳에 들어가는 시간적 비용과 의지, 실행력 등은 고려에서 빠진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미래를 낙관하느라 위험을 많이 놓치곤 하지만, 투자자들은 위험을 피하느라 미래를 잡지 않곤 한다. 본 사업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번 이익을 신 사업에 투자해서 금방 잘 되거나 못 되거나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손잡이가 달린 머그컵을 바라볼때 한 쪽 면에서만 보게되면 전체 모양을 그리기 어려운것처럼, 우리에겐 맥락을 파악하는 사고가 필요하다. 서두에 언급한 2023년 캐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당한 음주가가 더 건강한 경우도 많았는데, 그들은 ‘운동을 하고, 건강한 식단을 섭취했고, 재정적으로 부유했다.’ 왜냐하면 적당히 술을 마시는 사람들 중 일부는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술과는 관계없는것처럼 보이는 ‘운동, 섭식, 업무 성과’ 등에도 충실했기 때문이었다.

술이 아니라 생활 전체가 중요하다.
눈앞의 일에만 매달릴게 아니라 입체적 사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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