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인사한다

2022년 05월 08일 | CEO story

스트레스 관리: 당신의 고민은 무엇인가?

종종 이런 질문을 주고 받는다.
‘당신의 고민은 무엇인가?’

해당 모임의 멤버들이나 그날의 상황따라 그때그때 떠오르는 답을 이야기하는 편인데, 미래에 전력투구하기로 한 스타트업을 운영하다보니 사실 위기는 늘 눈 앞에 가득하다.

꿈을 담아 세운 계획은 진흙탕 속 현실과 항상 차이가 있고, 여유있게 마련한 자금은 어느새 빠듯하다. 적합한 동료가 원하는 타이밍에 오지 못할때도 있다. 부족한 그릇에 넘치도록 들이치는 리더의 책임감과 부담감이 밤과 아침을 짓누르며 잠 못이루게 하는 밤도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예고없이 자주 찾아온다.

이럴때 스트레스를 있는대로 다 받고, 눈앞의 해결책을 찾아 매달리듯 뛰어다니며, 가능성있는 대안 하나하나가 바로 기다리던 답이라고 생각하고 매달리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럴때면 스트레스는 내면을 순식간에 갉아먹고 어두운 안색과 마음으로 채우곤 했고, 눈앞의 해결책만 쫓아다니면 곧 더 큰 문제가 이어서 나타났고, 특정 솔루션에 대한 과한 집착은 서로에게 큰 부담이 되거나 실수로 이어지기 마련이었다.

위기가 닥쳐올 때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많은 시행착오 중 다음의 방법은 도움이 크게 되었다.

1. 입체적 관찰을 위한 시간을 확보한다.

보통 힘들다고 생각하는 문제는 대부분 표면적이다. 증상보다 더 본질적인, 정말 힘들게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주 짧아도 좋다. 명상은 특효약이고, 산책도 좋다. 객관적이면서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도 훌륭하고, 연습장에 생각을 쏟아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이 상황이 어떤것을 알려주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제대로 된 시야가 열리기 시작한다.

2. 장단기를 함께 고려한다.

대부분의 위기는 장단기 대책이 둘 다 필요하다. 예방이 되지 않았으므로 장기 대책이 서툴렀고, 그러다 사태가 터졌으므로 당장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출혈은 반창고로 막고, 원인은 본질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곧 다음 재난이 다가온다. 자비는 없다.

달리기를 할 때 무릎이 아플 정도의 체중이면 관절은 치료받고, 운동은 걷기로 바꾼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조직 내 분쟁은 봉합 뿐 아니라 반복될 수 있는 문제인지에 대한 분석이 병행될 때 해결이 시작된다. 현금은 오늘도 내일도 부족할 것이다. 예비비와 눈앞의 결제는 같이 고려해야 한다.

3. 부끄러움은 필요없다는 사실을 새긴다.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체면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리고 힘들다는 것을 드러내지 않으면 도움의 연결은 불가능하다. 도움을 청하고 어려움을 나누는 것은 그 자체로 관계의 질을 높인다.

이때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거절에 반가워하고, 승낙에 고마워한다.’라는 생각이다. 누구나 사정이 있음을 이해하고, 같이 걱정해주는 것에 감사하고, 거절은 다른 대안을 향해 얼른 달려가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이며 반가워한다. 위기는 더 성숙한 관계를 만들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4.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는다.

위기를 마주한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의 자유가 있다. 웃거나 찌푸리거나.

당신은 어떤 모습이 좋은가? 어떤 사람을 돕고 싶은가? 시간이 지나고 돌아볼때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땠으면 할까? 스스로 웃고 여유를 잃지 않을때, 내면은 평화로 다가가고 외부는 조화를 찾는다.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한다. 이 순간은 현실이다. 어둠은 그 언저리에서 빛으로 변한다.

위기를 만나면 깊게 한 번 호흡하고 반갑게 인사하자.
‘안녕, 오늘은 어떤걸 알려주러 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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