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찾아서: 숨은 목적의 심리학

2024년 03월 03일 | CEO story, Culture

43세의 나이로 췌장암 선고를 받았을때, 랜디 포시 교수는 행복의 길을 오르고 있었다. 그는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컴퓨터 과학 교수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에 기여하며 테뉴어 심사를 앞두고 있었고, 아내 재키와 세 아이와 사랑이 가득한 가정에 살았다.

불행히도 날벼락같은 암은 다양한 치료 시도에도 불구하고 차도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연스레 삶의 의미와 가치를 되돌아보게 되었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를 고민하며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서 ‘마지막 강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가 남긴 마지막 강의는 유튜브 1100만 뷰를 돌파했고, 30개 이상의 언어로 400만부 이상 판매되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가 다룬 주제는 과학이 아니라 ‘꿈을 꾸고, 꿈을 이루는 삶’이었고, 그는 감사, 긍정, 관계의 중요성을 전했다.

강연 말미에 그는 숨은 목적에 대해 언급한다. 그는 분명히 얼마 남지 않은 삶,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고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며 자신의 삶 자체에 대한 의미를 찾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이에 더해 딸들에게 암과의 싸움에서도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자신의 모습을 전하고자 했다. 아버지로 자신이 진정어린 마음을 전하는 마지막 기회를 가장 가치있게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의 숨은 목적에 해당한다.

행동 설계학에서 ‘표시 목적 Explicit Purpose’은 우리가 직관적으로 알수 있는 명시적인 이유나 목표를 의미한다. 이것은 주로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목적이 된다. 누군가 축구 경기를 보러 간다면, 우리는 그의 표면 목적이 축구를 즐기기 위함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숨은 목적 Hidden Purpose’는 드러나지 않는 목적을 의미한다. 앞서 축구 경기를 보러 간 사람의 목적이 사실은 누군가를 만나러 갔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숨은 목적은 개인적인 이유, 감정, 욕구, 혹은 (사실은 많은 경우) 진정한 목표를 포함할 수 있다.

매일 성실하게 학원을 다니는 학생이 있다면 성적이나 진학 목표를 추론할수 있지만, 사실은 좋아하는 선생님이나 친구 때문인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환경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도덕적 만족이나 사회적 인정욕구를 함께 채우고 싶어하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공유하고 연결을 중요하게 여겨 소셜 미디어를 사용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현대인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목적도 크다. 2022년 2월 전쟁을 시작한 한 정치인의 목적은 사실 우크라이나 지역의 주민 보호가 아니라 러시아의 경제적, 정치적 내부 문제의 방향 선회와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침공과 동시에 눈치챘을것이다.

이러한 목적의 구분은 우리가 태어나면서 사회속에서 스스로 어느정도 깨우치고 있다. 100% 순수한 상태의 아이가 성장하면서 삶을 통해 경험을 쌓고, 인식과 현실의 간극을 좁혀나가게 된다.

상대에게 생각을 전할때는 다음 3가지에 유의하면 좀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1. 표시 목적이 숨은 목적과 일치한다면 상대방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집중한다. 그것만으로 상대는 나와 같은 방향을 볼 수 있다.
  2. 표시 목적이 숨은 목적과 다를 경우, 때로는 숨은 목적을 함께 전할때 더 의미있다. 여자친구 생일 선물로 신박한 알리발 로봇 강아지를 사줄 경우 등짝을 맞을 수 있다. 아이의 위험한 행동을 멈추게 할때 때로 이유를 잘 설명하면 결과 뿐 아니라 습관도 교정될 수 있다.
  3. 숨은 목적의 결과가 불투명할때는 상대방이 느낄 실망과 기대도 고려하여 판단한다. 약속은 작게, 실행은 더 많이 해줄때 상대방의 만족도가 극대화된다.

반면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자 할때는 다음의 3가지가 도움이 되었다.

  1. 표시 목적에 집중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그것만으로 해석되지 않을때는 구체적으로 질문한다.
  2. 숨은 목적을 알게 될때면 진심에 감사하고, 악의는 멀리한다. 관계는 그렇게 서서히 인연의 고리를 만들어간다.
  3. 지나치게 숨은 목적을 캐내려 하지 않는다. 이것은 신뢰와 관계에 해를 끼칠 뿐 아니라, 마음속에 어둠을 심을 수 있다. 인생은 그대로 바라볼때 아름답다.

사람은 마음이라는 필터를 통해 서로 만나기 때문에, 의도도 해석도 태생적으로 차이를 내포하게 된다. 그래서 원천적인 의사의 여과 없는 전달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름’이라는 예상외의 발견이 가능하다. 아주아주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면, 일상속 다름을 즐기고 인생에 공감과 이해를 부여하는 지혜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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