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 vs. 신뢰받는 사람

2021년 11월 18일 | CEO story

‘똑똑한 사람’이 유리했던 과거

능력과 정보가 소수에 집중되었던 과거에는 똑똑한 사람이 유리했다.
왕도 세종대왕처럼 모든 것을 알고 경연에서 신하들과 토론에서 박살내가며 통치하면 존경과 권위와 업무 성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한 사람이 알기에는 분야가 너무나 다양하다. 작은 조직에서도 회계나 코딩을 동시에 알기엔 쉽지 않고, 그것을 파기 시작하면 전략과 조직문화 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 그것을 채우다 보면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고 다른 분야와 융합되며, 일도 삶도 더 많은 시간을 요하기 시작한다.

신뢰가 중요해진 협업의 시대

다행히 우리는 대부분의 지식이 검색되는 세상에 살고 있으므로 모자란 전문성을 어느정도 검색과 협업으로 채워갈 수 있다.
그런데 이때 필요한 것은 과거 중요했던 똑똑함이 아니라 신뢰다.

많은 파트너 중에 어떤 파트너와 함께할 것인가.
어떤 멤버와 함께 회사를 일으킬 것인가.
검색으로 찾은 지식과 정보를 어떻게 연결할 것이며 누구에게 검증과 자문을 구할 것인가.
신뢰는 이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비결

마이크로소프트는 1975년에 설립된 회사였지만 40년의 레거시를 걷어내고 2015년 취임한 샤티아 나델라에 의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우리는 그의 리더십에서 신뢰의 흔적을 엿볼수 있다.

1) 그는 사내 정치가 만연하고 팀끼리 경쟁하는 문화를 배움을 쌓는 문화로 바꾸었고,
2) 과거를 냉정하게 바라보며 주요 사업을 클라우드 퍼스트로 바꾸고 세상을 연결했다.
3) 그리고 공감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회사 내외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는 ‘다 아는 똑똑한 know-it-all 리더’에서 ‘겸손하고 늘 배우는 learn-it-all 리더’가 낫다고 했다. 성장 마인드셋 Growth mindset은 이렇듯 배움과 성장을 위해서뿐 아니라 신뢰와 연결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아마 나델라가 신뢰를 받지 못했다면 위 1-3번은 어림도 없었을 것이다.

직원의 성장을 이끄는 리더의 역할

브라운백 커피 창업 초기에 나는 이미 5번째 회사를 오픈한 고인물 창업가였고, 많은것이 익숙했다. 경영뿐 아니라 간단한 웹사이트나 앱도 만들었고, 회계도 직접했다.

그런데 그 전 사업들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내가 뭔가 아는척하고 직접 할 수록 멤버들의 역량은 쌓이지 않고 오히려 거리감이 조장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성장할수 있는 작은 과제를 개개인의 현황과 속도에 맞게 부여하고 장기적으로 하나씩 하나씩 업무를 이관해가며 역량과 영향을 함께 키웠다. 아무도 모르는 브라운백의 초기에 합류해준 그들의 성장을 기다려주고 기회를 주는데 제한은 없었다.
그리고 언젠가 내 부족한 지식과 경험이 그들과 함께 일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도록 다양한 분야를 배우고 또 배웠다.

동료들이 실수를 하면 응원해주었고, 사고가 나면 책임을 사람에게 돌리지 않았다.
다만 회고하고 배움을 쌓으며, 반복된 사태를 방지하고자 했다.
다행히 멤버들은 이런 내 노력을 지지해주었고 믿어주었다.
그 시절부터 나는 비로소 다음의 이야기를 깨달으며 (아직도) 조금씩 철이 들어가고 있다.

‘아는 사람이 아닌 믿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가르칠수 있는 사람이 아닌 배울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업무가 아니라 마음으로 연결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다행히 이 모든것은 개선될 수 있고, 크고 작은 제도를 통해서 시스템화 할 수도 있다.
필요한 것은 ‘배우고자 하는 learn-it-all’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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